영화 시나리오 3막 구조 작성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구조는 모든 영상 제작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며, 특히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3막 구조는 설정, 대립, 해결의 세 부분으로 나뉘며, 각 막은 특정한 서사적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3막 구조 역사
영화 시나리오 3막 구조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시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야기에는 시작, 중간, 끝이 있습니다.”
오늘날도 아리스토텔레스의 3막 구조는 그대로 계승되어 실전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시나리오에 처음으로 3막 구조를 적용한 사람은 시드 필드로, 그는 저서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3막 구조를 크게 설정(Setup), 대립(Confrontation), 해결(Resolution)이라는 측면에서 분류하였다고 합니다.
시나리오 3막 구조 작성 방법
시나리오 작가 시드 필드는 그의 저서 시나리오란 무엇인가에서 3막 구조를 시간별로 분류했는데요. 이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 1막: 처음 30분 (설정, 극의 시작, 계기적인 사건 발생, 1차 플롯 포인트)
- 2막: 30분~60분 (중심 사건 발생, 대립)
- 3막: 60분~90분 (클라이맥스, 해결)
1막 심층 분석
1막은 관객에게 영화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면서 상황을 설정하는 중요한 구간입니다. 영화 시작 후 약 10분 안에 극적인 사건의 흐름에 탑승하기 위한 압축된 세팅 값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초반 10분에 사건은 물론 주인공의 성격, 배경, 시대, 상황, 다양한 복선을 빠르게 보여주는 추세입니다. 관객들은 10분 안에 영화의 배경과 주인공의 성격을 파악하고, 이후 펼쳐질 사건들을 예측하게 됩니다. 시나리오의 1막을 세분화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오프닝 시퀀스(Opening Sequence)
- 계기적 사건(inciting incident)
- 1차 플롯 포인트(plot point)
이 세 가지로 세분화된 1막의 각 분야별 특징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첫인상, 오프닝 시퀀스
영화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오프닝 시퀀스(Opening Scene)는 시나리오 초반부에 등장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합니다. 임팩트 있고 서정적인 오프닝 시퀀스는 관객에게 흥미를 유발하며, 함축적인 이미지를 제공합니다.
여기에 시간, 장소, 배경, 분위기 등을 일목요연하게 첨가하여 완성도 높은 오프닝 시퀀스를 만들어냅니다.
제가 뒤늦게 관람한 영화 중에 오프닝 시퀀스가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 ‘업’인데요. 이 영화는 4분 동안 결혼부터 사별에 이르기까지 시간 압축의 경지를 보여주는 오프닝 시퀀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장면은 남편의 넥타이를 매주면서 흘러가는 시간의 압축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각양각색의 넥타이를 매주더니 어느새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어 있더군요.
뜻밖의 계기적 사건
대략 초반 10분까지는 영화의 설정을 보여줍니다. 이후 5~20분 안에 주인공에게 뜻밖의 계기적 사건(Inciting Incident)이 발생합니다. 주인공은 이 사건을 통해 임무를 부여받거나 욕망의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요즘 제가 ‘기생충’ 각본집을 세밀하게 읽고 있어 예화로 들기 좋을 것 같습니다.
‘기생충’에서의 계기적 사건은 무엇일까요? 기우의 친구 민혁이가 부잣집 과외 알바를 소개해 줍니다. 기우는 기정과 짜고 불법으로 대학교 학생증을 만들면서 부자집 과외가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가속도가 붙고 전력 질주하게 됩니다. 부잣집 과외를 추천받고 시작하는 그 시점이 바로 계기적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1차 플롯 포인트, 구성점
1차 플롯 포인트, 즉 영화의 첫 번째 구성점은 극의 연속성을 견인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주인공의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는 진정한 영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행기의 항로를 급선회하여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리듯, 1차 플롯 포인트는 이야기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시킵니다. 때로는 1차 플롯 포인트가 계기적 사건(Inciting Incident)과 동일한 경우도 있습니다.
2막 심층 분석, 중심 사건의 진행
영화에서 2막은 전체 분량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중심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며, 여러 갈등이 심화하여 위기의 연속성을 보여줍니다.
한 가지 특징은 극의 주인공이 태평성대를 누리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일상을 덮치는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갑니다.
2막에서의 중심 사건의 핵심은 적대자, 악당, 방해꾼의 등장입니다. 전형적이지는 않지만, 낯선 문화에 도사리고 있는 악습, 전통, 환경적인 요인이 적대자의 역할을 대신하며 주인공의 목적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2막을 세분화하면 1차 핀치 포인트(Pinch Point), 미드포인트(Midpoint), 2차 핀치 포인트, 2차 플롯 포인트(Second Plot Point)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분류별 특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차 핀치 포인트, 방해 공작
핀치 포인트(Pinch Point)란 어떤 의미일까요? 저 개인적인 견해로는 방해 공작(妨害工作)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1차 플롯 포인트로 전환을 맞이하고 첫 번째로 겪게 되는 갈등과 위기입니다.
1차 핀치 포인트로 압박을 당한 주인공은 또 다른 결단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색다른 방향 전환으로 치달으면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해집니다.
미드 포인트, 전환점
120분 영화를 기준으로 보통 60분 정도에 미드포인트(Midpoint)가 위치하게 됩니다. 미드포인트는 느슨해지고 지루해져가는 영화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는 주인공의 목적과 연결되어 있는데, 목적의식이 어떤 사건을 통해 재정비되거나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미드포인트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전환점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영화 ‘기생충’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인의 대저택에서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기택의 가족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가정부였던 문광의 등장 때문인데요. 영화는 문광의 재등장과 함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문광의 재등장 지점이 제가 생각하는 미드포인트입니다. 롤러코스터로 비유하자면, 악 소리가 나는 하강 곡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2차 핀치 포인트, 이야기 추진체
미드포인트(Midpoint)로 전환점을 맞이한 영화는 이제 스릴 넘치는 곡예비행을 시작합니다. 2차 핀치 포인트(Second Pinch Point)는 미드포인트와 2차 플롯 포인트 중간에 위치합니다.
영화는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관객들에게 흥미와 긴장감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핀치 포인트는 떨어진 긴장감을 상승시키는 동시에 이야기의 추진체 역할을 합니다.
사실 모든 영화에 핀치 포인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의 3막 구성의 틀에서 벗어난 영화도 많습니다.
2차 플롯 포인트, 위기 속 선택
2차 플롯 포인트(Second Plot Point)는 영화 속에서 가장 큰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연발하며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주인공의 최종 결정은 영화의 3막을 결정짓게 합니다. 적대자와의 대립 속에서 벼랑 끝에 몰린 주인공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다시 영화 ‘기생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캐릭터는 가정부였던 문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문광의 재등장과 함께 미드포인트가 발생했다면, 이번에는 문광의 죽음과 함께 2차 플롯 포인트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클라이맥스의 키를 쥐고 있는 캐릭터는 문광의 남편인 근세가 되는 것이죠.
3막 심층 분석, 클라이맥스
영화의 결말을 보여주기 위한 마지막 관문입니다. 이야기가 절정의 분화구에서 클라이맥스(Climax)라는 화산 폭발이 일어납니다.
클라이맥스에서는 영화의 주제를 증명하는 용암 물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는 작가가 생각하는 여러 가지 방안이 도출됩니다. 1안과 2안 중 어떤 안이 선택되더라도 영화의 주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일관된 흐름을 유지해야 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 눈여겨볼 것은 반전(Twist)입니다. 사실 반전은 클라이맥스뿐만 아니라 플롯 포인트, 핀치 포인트, 미드포인트 등에서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가장 강력한 반전이 터지면서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영화 해결 부분에서 관객을 패닉에 빠지게 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수도 있습니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주제와 함께 작가의 역량이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와 해결은 꺼지지 않는 여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관을 나올 때 마음속에서 계속 재생되는 영화였으면 한다는 것이죠. 이런 조건을 갖추려면 영화의 3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맺은 말
시나리오 3막 구조 임무는 이야기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관객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설정, 대립, 해결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 각 막이 서사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때, 영화는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됩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와 반전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따라서, 모든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3막 구조를 잘 활용하여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